한때 블록체인의 미래라고 평가받으며 뜨겁게 달아오른 NFT(Non Fungible Token) 광풍이 사라지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난 국내외 NFT 거래소들은 속속 서비스를 종료하고 NFT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NFT 커뮤니티의 상징과도 같던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AYC)은 전성기 대비 90% 이상 가치가 떨어졌고 메타콩즈는 존재감이 사라졌다. NFT로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반사기꾼들의 프로젝트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수집가치가 있는 특수한 디지털 창작물을 제외하면 NFT는 투자대상이 가상자산이라기보다 블록체인을 통해 확장 가능한 실물 기반 서비스의 매개체에 가깝다. NFT는 서비스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릇이 아니라 그릇에 담긴 내용물이 중요하다. 쉽게 말하자면 NFT는 먼 세상의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 실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물가치를 담아내는 디지털 자산의 그릇이다. 그릇에 담긴 내용물에 따라 그릇은 효용과 가치가 결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NFT는 여전히 존재가치가 크다.
예컨대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DID(Decentralized ID) 체계 구축도 결국에는 NFT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다. DID는 신원증명에 필요한 기능을 특화한 NFT다. 디지털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및 각종 자격증과 민원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부 주도의 DID 체계는 공공서비스 측면에서 NFT가 담아내는 내용물이다. 정부에서 제공할 DID 서비스들을 내부 분산원장에서만 제한할지, 퍼블릭 메인넷과 연동할지 여부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해킹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신원증명은 오직 NFT로만 풀어나갈 수 있다.
대기업들도 실물 기반 NFT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플래닛은 아발란체와 협업해 업튼스테이션을 구축한 후 OK캐시백을 통해 티켓을 예매하고 업튼스테이션 지갑에서 NFT 티켓을 인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범용적인 티켓에 NFT를 먼저 도입한 후 다른 실물 기반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컬영역에서도 NFT 기반 실물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어번데일벤처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동네상권발전소 지원사업에서 강릉시 명주동과 부산 서면지구 사업에 선정됐는데 동네상권발전소의 발전 동력원을 NFT로 한다. 지역의 실물경제 콘텐츠를 NFT로 담아내 거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서비스제공자와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연결해 참여형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 소윤권 엔버스 대표
원문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708180854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