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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경험을 확장하는 기술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역삼동 메타버스 기반 에듀테크 플랫폼 '젭(ZEP)' 본사에서 만난 김상엽 대표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너무 광범위하다. VR(가상현실)도 메타버스라고 하고, AR(증감현실)도 메타버스라 하며 젭도 메타버스로 분류된다"며 "결국 메타버스는 하나의 산업이라기보다는 앱이나 인공지능(AI)처럼 기술 포맷에 가깝다"며 메타버스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
메타버스는 한때 4차 산업의 총아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시장에 참여했던 많은 기업이 떠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를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바라본 접근 방법이 빚은 결과라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메타버스를 단일 산업으로 바라보는 것이 '거품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메타버스는 독립된 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과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는 "메타버스는 그 자체로 완성된 개념이 아니다. 기존 산업과 결합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젭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생존에 성공했다. 2021년 11월 출범한 젭은 짧은 시간에도 올해 1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0여명의 임직원이 분주히 뛰고 있다.
'제페토'로 잘 알려진 메타버스 기업 네이버제트와 RPG 개발력·독특한 도트 그래픽을 인정받는 슈퍼캣이 합작해 설립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다양한 산업에 메타버스를 접목하는 시도를 했고, 교육에서 기회를 확인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며 여러 실험을 했고 가장 많은 사용자가 모인 곳은 교육 분야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작은 성공이지만 생존의 기반이 됐다. 메타버스가 목적이 아니라 교육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젭은 웹 기반의 가볍고 접근성 높은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메타버스가 흔히 3D 또는 VR로 구현돼 무거운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젭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 기반 플랫폼을 구현했다. 또 최근에는 AI 기술을 접목해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의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교육 현장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AI로 교사들이 문제를 만드는 것을 돕는 보조교사 기능을 개발했고, 앞으로는 학생들을 돕는 AI NPC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젭은 이같은 접근법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메타버스를 접목한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에듀테크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초창기에는 일본 시장을 공략했으나,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 교사들이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동남아시아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는 젭이 고객의 자연스러운 수요를 반영해 시장을 확장하는 전략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젭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나라로 확장할 수 있는 유연한 모델이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고 이미 우리 플랫폼을 잘 사용하고 있는 국가들부터 확실히 다져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일본,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진화하는 기술 포맷으로 바라본다. 웹에서 앱으로,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영상으로 발전해온 것처럼 메타버스도 진화하며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과 유사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한다. 메타버스 역시 시간이 지나면 더 현실적인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포맷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특히 AI와 결합해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타버스는 경험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메타버스의 유행이 지나갔다고 해서 그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단지 그 가능성을 실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굿모닝경제 / 김소라 기자
원문 : https://www.good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