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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1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가 이르면 이달 중 실시된다. 테스트 참가자들은 시중은행이 CBDC를 토대로 발행한 예금토큰을 활용해 편의점·카페 등 다양한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 전망이다.
◇ 편의점에서 CBDC 결제… 신한·하나 등 7개銀 참여
11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추진하는 CBDC 실거래 테스트가 이르면 이달 중 시작된다. 한은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테스트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여러 기관과 협력해야 하는 사안이라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기존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한국은행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CBDC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 왔다. 이번 실거래 테스트는 당초 지난해 말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참여 기관들과의 조율 과정에서 일정이 올해로 연기됐다.
테스트에서는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교환권) 기능이 있는 예금 토큰을 발행하고 ▲소비자가 이를 이용해 사용처에서 물품을 구매한 후 ▲사용처로 대금이 지급되는 단계가 원활히 작동되는지 점검한다. 약 3개월간 진행되며,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을 비롯해 기업은행과 부산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한다.
테스트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은 총 100만원 한도 내에서 해당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토큰을 신청해 결제할 수 있다. 가맹점에서 전자지갑을 활용해 예금토큰 전용 QR코드를 제시하면 된다. 현재 참여가 확정된 결제처로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서점 교보문고, 배달앱 ‘땡겨요’, 그리고 ‘서울청년문화패스’ 등이 있다.
◇ EU 등도 테스트 결과에 주목… BIS “전 세계적 관심”
한국은행은 이번 테스트를 앞두고 내부 조직을 확대 개편하며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화폐연구부에서 담당하던 CBDC 업무를 디지털화폐연구실로 확대 개편하고, 관련 인력도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은행의 CBDC 도입 논의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용성 및 보안성 검토 과정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CBDC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과 경제적 영향력을 평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 등 CBDC 관련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도 이번 테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실용성 테스트 계획이 공개된 지난 2023년 11월, 세실리아 스킹슬리(Cecilia Skingsley)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 국장(전 스웨덴 중앙은행 부총재)은 “BIS는 한국처럼 발전되고 디지털화된 경제에서 CBDC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경험을 배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면서 “이번 프로젝트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CBDC가 도입되면 지급결제 서비스가 개선돼 이전보다 결제 수수료가 낮아지고 금융 포용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새로운 기술인 만큼 실용성과 보안성 측면에서 한계가 나타날 수 있어, 이번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 최온정 기자
원문 :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5/03/11/7L6BT2JRXBGBHKWZK74FCAXGDM/?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