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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잃어버린 물건, 블록체인과 AI로 빠르게 찾는다
2024.12.15

최근 몇 년간 가상화폐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함께 주목받은 기술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를 감독하고 검증하는 중앙기관이 없어도 생성 및 거래내역이 해커 등 악의적인 공격자에 의해 변질되지 않도록 방지해 그 가치와 보안을 보장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구현사례가 현재 가장 비싼 가상화폐이자 모든 가상화폐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이며 기존 블록체인 시스템을 확장해 스마트 컨트랙트(자동화된 규칙)를 구현, 여러 암호화폐가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도록 한 플랫폼이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 기반 자체 가상화폐가 플랫폼 이름과 같은 '이더리움'으로, 이더리움은 현재 비트코인에 이은 2위 가상화폐로 성장했다. 참고로 이더리움은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에 주로 사용되고 비트코인에 비해 채굴 과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개인 이용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급격한 가격상승 및 품귀현상을 초래한 주범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네트워크 내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도록 하는 고급 데이터베이스 메커니즘이다. 지속적으로 변경되는 데이터를 '블록'이라고 하는 P2P(동등 계층 간 통신망) 방식으로 생성된 '체인' 형태의 연결고리 기반 분산 데이터 저장 환경에 저장해 아무도 임의로 데이터를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 결과 열람이 가능하도록 한다.

 

개념상 블록체인은 기존 데이터베이스 기술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거래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개별적으로 금전 거래에 대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지만 양쪽 출처 모두 신뢰가 불가능하다. 판매자는 돈을 받았는데도 받지 못했다고 하고, 구매자는 돈을 내지 않고 지불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방지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거래 전반을 감독하고 검증해야 하지만 이 또한 허점이 있다. 해당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기관의 존재는 거래 기록과 거래자 간 합의 도출, 이에 대한 심의 등을 양쪽 모두에게서 받아 처리한 후 그 결과를 전달하는 등 거래 전반의 과정을 복잡하게 할 뿐만 아니라 중앙기관을 해커가 직접 공격해 손상시키면 거래 자체에 문제가 생겨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 모두 피해를 받게 되는 '단일 취약점'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변조 시스템을 거래 기록 과정에 적용해 신뢰성 문제를 해결했다. 블록체인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승인을 해야 거래가 가능하다. 과정은 실시간으로 자동 업데이트되고 거래 이력은 전부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구성원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작업을 일괄적으로 빠르게 처리가 가능하다. 여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달리 기존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제어 분산이 가능하며 데이터를 삽입할 수만 있어 원천 정보 변조가 불가능하다.

 

처음 기술이 적용된 사례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면서 대중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것은 블록체인은 기술 개념이고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과물이란 점이다.

 

현재 블록체인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AWS(아마존웹서비스)에 따르면 에너지 회사에서는 개인 간(P2P)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재생 에너지에 대한 액세스(접근)를 간소화했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기반 크라우드 펀딩 이니셔티브를 통해 에너지 접근성이 부족한 커뮤니티에 태양광 패널을 후원하고 소유함으로써 임대료를 통한 수익을 챙겼다.

 

은행 및 증권 거래소 등 금융기관에서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사용해 온라인 지불, 계정 및 시장 거래를 관리한다.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는 효율적인 은행 간 결제 계정을 구축해 수천개의 금융 거래에 대한 일괄 처리 및 수동 조정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에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소니 뮤직 재팬은 블록체인 서비스를 사용해 저작권 데이터를 관리, 아티스트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저작권 콘텐츠 판매 및 양도 처리 비용도 줄였다.

 

유통 회사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공급업체와 구매자 간 상품 이동을 추적한다. 아마존은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이 진품인지 확인하는 분산 원장 기술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 판매자는 제조업체, 배송업체, 유통업체, 최종 사용자 및 2차 사용자와 같은 참여자가 인증 기관에 등록한 후 원장에 이벤트를 추가하도록 해 글로벌 공급망을 매핑할 수 있다.

 

세종텔레콤이 지난 10월 출시한 유실물 관리 플랫폼 '파인딩올'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다. 파인딩올은 습득물 이미지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뒤 유실물과의 유사도를 실시간으로 비교해 가장 적합한 매칭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세종텔레콤은 파인딩올이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결합해 유실물 찾기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국내 최초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파인딩올은 △AI 이미지 분석 기술로 간편하게 유실물·습득물 등록 가능 △AI 기반 유실물 매칭 알고리즘 적용으로 높은 매칭 성공률 보장 △블록체인 기반 유실물·습득물 처리 신뢰성 향상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파인딩올에 적용된 블록체인은 분실물 등록·습득·반환 과정의 모든 기록을 다룬다. 이 기록은 한 번 저장되면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된다. 이를 통해 습득자가 물건을 정당하게 반환하려 했음을 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분실물이 등록된 이력이 블록체인에 저장돼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죄와 같은 법적 문제 발생 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로 활용이 가능하다.

 

부정 취득도 방지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부정한 목적으로 자주 물건을 등록하거나 매칭하려는 사용자를 감지해 차단하며, 사용자가 등록한 QR코드 역시 블록체인에 기록돼 분실 시 물건의 소유권을 쉽게 입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파인딩올 서비스 전반의 과정에 신뢰성을 부여한다면 AI는 서비스의 완성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AI가 입력된 정보를 학습해 찾는 물품과 빠르게 비교, 유실물을 빠르게 찾는데 도움을 준다. 상담원의 전화상담 업무를 음성봇이 대신하는 'AI 챗봇'도 적용해 이용자가 대기시간 없이 원활한 상담 업무를 받도록 했다.

 

파인딩올의 메뉴는 △찾아줘요(유실물 등록) △주웠어요(습득물 등록) △채팅(유실물 매칭 위한 소통 창구) △MY(내 물건 QR코드 등록하기)로 구성된다.

 

먼저, '찾아줘요'에서는 QR코드로 분실물 등록 또는 일반 등록 중 하나를 택해 자신이 잃어버린 물건을 등록할 수 있다. 'MY'는 '파인딩올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한 자신의 물건을 파인딩올에 등록하는 기능이다.

 

'주웠어요'에서는 습득한 물건의 등록이 가능하다. 습득한 물건에 파인딩올 QR코드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해당 물건을 사진으로 촬영하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자동으로 물품명, 색상, 카테고리를 자동으로 추출한다. 이후 습득자는 습득 위치와 일자, 경위, 습득물 특징 등을 작성하면 된다. 만약 AI가 작성한 정보가 틀릴 경우 습득자가 직접 수정이 가능하다.

 

파인딩올 QR코드 스티커가 부착된 습득물은 스티커의 QR코드를 촬영하면 된다. 이후 분실자에게 알림 및 습득자에게 분실자 연락처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습득자의 연락처 노출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 시에만 해당되며 미제공으로 설정 시 습득자가 분실자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웹페이지로 연결해 혹시 모를 개인정보 노출에 따른 피해를 차단한다.

 

분실 등록을 한 물건과 유사한 습득물이 앱에 등록되어 있을 경우에는 AI가 유사도를 평가해 동일한 물건인지 파악한 후 사용자에게 푸시 알림을 전송해 빠른 매칭을 제공한다. 매칭 중인 물품은 'AI 매칭 중'이라는 문구로 안내되며 매칭 점수도 제공해 정확도를 높였다.

 

AI는 △장소 △날짜 △카테고리 △색상 △물품명 등 5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각각의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계산해 매칭 점수를 부여한다. '장소'에서는 분실자가 입력한 장소와 습득자가 제공한 장소를 비교하며 일치 가능성을 분석하며 '날짜'에서는 분실일자와 습득일자를 비교해 시간적 연관성을 분석한다. '카테고리'에서는 분실물과 습득물의 유형에 따라 일치 가능성을 분석한다. '색상'에서는 대표 색상 14가지와 색상 패턴 1종, 총 15가지를 기준으로 색상 유사도를, '물품명'에서는 물건명이다 브랜드명을 기반으로 텍스트 유사성을 분석한다.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파인딩올은 일정 점수를 초과할 경우 분실자와 습득자에게 매칭 알림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습득물을 촬영하면 AI에 의해 카테고리, 색상, 물품명이 자동으로 분류된다. 다만, 분실물은 사진 도용 가능성이 있어 현재는 AI 자동 분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채팅'은 유실자와 습득자가 직접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다. 경찰청 유실물 종합관리 시스템 '로스트112'는 경찰청에서 분실물을 관리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으로 연락해야 하지만, 파인딩올에서는 유실자가 주웠어요에서 본인의 유실품을 발견하거나 습득자가 습득물과 동일한 물품을 발견하면 해당 물품을 클릭한 후 곧바로 채팅이 가능하다. 로스트112에 올라온 습득물 정보도 주웠어요에 연동돼 파인딩올에서 검색할 수 있으며 유실물 등록 시 지불 가능한 만큼의 사례금을 직접 입력하도록 해 유실물 반환율을 높였다.

 

국내 체류 외국인 및 관광객도 쉽게 이용하도록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를 지원한다. 세종텔레콤은 챗봇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서비스 시간을 대폭 단축했으며 대중교통,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등 분실물 센터 운영자를 위한 기업용 유실물 관리 솔루션도 선보였다. 현재 파인딩올은 부산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 확대를 준비 중이다.

 

왕영진 세종텔레콤 DX융합사업팀 이사는 "2025년까지 부산에서 10만명 이상의 이용자와 600개 이상의 파트너사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분실물 찾기 등의 단순 서비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인딩올을 활용해 반려동물, 실종자 찾기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릿지경제 / 박준영 기자

원문 : https://www.viva100.com/article/2024121550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