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을 쓸 수 있는 곳은 결국은 게임입니다. 2021년에도 상승장 말에 게임 메타가 왔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3년 전과 지금은 블록체인 게임의 퀄리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이요한 더샌드박스 신시장사업 개발총괄은 지난달 2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게임 붐'이 다시 올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본격적인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상승장이 도래하면서 주요 가상자산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샌드박스(이하 샌드, SAND)는 대선 이후 한 달 간 300% 가까이 뛰며 가장 크게 오른 가상자산 중 하나가 됐다. 여러 테마가 순서대로 오르는 순환 장세에서 '게임·메타버스' 테마의 대표 코인으로 분류된데다, 10월 오픈한 '알파시즌 4'가 성과를 내면서다.
"하락장에서도 흥했던 메타버스·게임…'게임 메타' 다시 올 것"
알파시즌은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인 더샌드박스의 메인 이벤트로, 메타버스 안에서 다양한 경험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다. 이요한 총괄은 그간 알파시즌을 열면서 웹3 게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총괄은 "더샌드박스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졌을 때가 '알파시즌 3' 때였는데, 당시가 FTX 사태 직후였다"며 "전체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고,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도 게임은 흥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FTX 사태로 웹3 업계 전체가 휘청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더샌드박스는 '알파시즌3'을 통해 120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켰다. 당시는 전체 가상자산이 폭락했던 시기라 샌드 토큰 가격은 떨어졌으나, 더샌드박스 자체를 이용하는 사람은 늘어났던 것이다. 메타버스와 게임만은 베어마켓(하락장)에서도 건재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다시 불마켓(상승장)이 왔다. 샌드 토큰이 급등했던 2021년 말에는 더샌드박스 서비스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알파시즌 3, 4를 거치며 메타버스 안에 수많은 사용자생성콘텐츠(UGC)가 생겼다. '게임 메타'가 다시 오기에 최적의 시기가 된 것이다.
이 총괄은 "2021년 말 샌드 가격이 '피크'였을 때는 더샌드박스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메타버스 내러티브만으로 가격이 올랐다"면서 "지금은 다르다. 더샌드박스 내 게임의 퀄리티가 예전이랑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상승장이 다시 온데다, 게임 및 메타버스의 수준도 크게 향상됐으므로 웹3 업계에 '게임 붐'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더샌드박스는 지난 2019년 말부터 메타버스 속 가상 부동산 NFT인 '랜드(LAND)'를 판매하고 있다. 2021년 NFT 붐이 일면서 랜드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랜드를 가지고 있어도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정식 오픈 이후부터는 크리에이터들이 본인 소유 랜드에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총괄은 "작년 말 랜드에 경험을 출시할 수 있게 되면서 생태계가 확실히 살아났다"며 "현재는 1300개 경험이 UGC로 제작됐고, 2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서 유의미한 수익 창출…사우디도 공략
본격적인 메타버스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더샌드박스는 여러 국가에서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메타버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등은 물론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더샌드박스가 공략하는 주요 시장이다. 한국과 일본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동남아시아 지역은 더샌드박스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의 가치가 유의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더샌드박스에선 경험, 게임, NFT 등을 제작하고 게임 플레이를 통해 샌드 토큰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총괄은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다양하게 협업 중"이라며 "해당 국가들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더샌드박스에서 얻을 수 있는 리워드(보상)의 가치가 꽤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업도 늘리고 있다. 사우디 진출 배경에 대해 이 총괄은 "애니모카브랜즈가 사우디 네옴 펀드 투자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사우디에서 워크숍도 진행했고, 네옴 웹3 콘퍼런스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가 아직 크립토(가상자산) 시장을 명확히 규제화한 것은 아니지만, 웹3 분야에도 관심이 많고 현지 게임사도 꽤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올해 더샌드박스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도 출범했다. 이 총괄은 "현재 더샌드박스 행사를 어떻게 개최할 것인지, (회사 소유의) 샌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을 DAO에서 결정하고 있다"며 "DAO 출범은 더샌드박스가 그동안 지향했던 '탈중앙화 플랫폼'의 시작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웹3 메타버스만의 가치 있어…크립토는 글로벌 트렌드"
UGC도 크게 늘어난 데다, 가상자산 시장도 상승장에 들어선 만큼 더샌드박스는 '웹3 메타버스'라는 고유의 시장 파이를 키워 나갈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웹3 메타버스 중에선 더샌드박스가 가장 크지만, 일반 메타버스 시장 단위로 보면 훨씬 규모가 큰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있다. 특히 '메타버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로블록스는 10대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더샌드박스는 가상자산이 쓰인다는 특징 때문에 10대가 이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 총괄은 "샌드박스만의 파이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로블록스 같은 기존 메타버스와 더샌드박스를 비유하자면 가솔린 차량과 전기차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MZ세대에게 크립토(가상자산)는 하나의 글로벌 트렌드다. 더샌드박스는 새로운 트렌드를 부여할 수 있는 메타버스이기 때문에 샌드박스만의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에는 더 많은 메타버스 및 게임들이 '웹3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괄은 "2019년에 VC(벤처캐피탈)들이 블록체인 게임에 많이 투자한 이유는 게임이 결국 블록체인 대중화의 포문을 열 것이라는 합의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갑 생성' 같은 블록체인 게임의 진입장벽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를 '키오스크'에 비유했다. 이 총괄은 "카페에 있는 키오스크도 처음엔 쓰기 어렵고 불편했지만, 주문은 해야 하니 어떻게든 하게 되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지갑 생성 같은 걸 간소화하는 것도 유의미하겠지만, '디지털 소유권' 등 웹3 게임만이 주는 가치가 있다면 이용자들은 어떻게든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1 / 박현영 기자
원문 : https://www.news1.kr/finance/blockchain-fintech/5630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