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메타버스가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공급망 관리(SCM)나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같은 B2B 소프트웨어는 주로 업무 효율화와 기업 간 상호작용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의사결정 지원과 업무 자동화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여기에 확장현실(XR)과 디지털 트윈(DT) 기술이 결합되면서 산업 메타버스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산업 메타버스 현황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메타버스는 제조, 물류,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며 가상 환경에서 공장 운영, 제품 설계, 직원 교육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현실 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의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며 산업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000억달러(한화 약 139조6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 메타버스 개념과 구성
산업 메타버스는 산업 응용을 위한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융합은 가상 시뮬레이션, 원격 모니터링, 가상 제품 시연, 협업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교육 및 훈련 효율성 증대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장이나 기계의 가상 복제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함으로써 공정의 병목 현상을 조기에 파악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융합은 산업 운영 환경을 재정의하며 가상 환경에서 수십, 수백, 혹은 수백만 번의 설계를 반복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문제 해결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산업 메타버스는 ERP, SCM, CRM 등 다양한 B2B 소프트웨어의 도입을 통해 디지털화된 산업 현장을 기반으로 XR, AI, IoT,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과 융합해 실제 산업 운영 환경을 가상 3D 세계에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원의 실제 투입 없이도 수많은 설계를 가상 환경에서 반복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디지털 기반의 문제 해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가상 공간은 지리적 한계를 넘어선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교육 제공, 협력적 제품 개발, 실시간 운영 모니터링, 제품 및 솔루션 시연 등을 통해 비즈니스 운영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산업 메타버스 주요 활용 사례는
산업 메타버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는 제품 테스트 및 개발, 협업, 운영 최적화, 교육훈련 등이 있다.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제품, 솔루션, 프로세스를 시뮬레이션 테스트함으로써 물리적 테스트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가상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에서의 차량 충돌 테스트를 수행하거나 가상으로 구현된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시연해 직관적인 이해와 의사결정을 촉진할 수 있다.
프랑스의 ESI 그룹은 가상 현실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인 IC.IDO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제품을 설계하고 검증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의 컨셉을 설명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제조 공정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스마트 센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시설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거나 로봇과 작업자간 협업 동선을 가상에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에서는 3D 설계자와 엔지니어들이 서로 다른 개발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실시간으로 협업하며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또 BMW 그룹은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메타버스 공장을 구축하고 디지털 트윈을 통해 작업자와 로봇의 작업 라인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실시간으로 공정 진행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교육훈련 측면에서도 산업 메타버스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근로자들이 가상 공간에서 위험한 작업 절차를 안전하게 연습함으로써 실제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상 훈련을 통해 근로자들은 실제 작업 환경을 재현한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업무를 숙달할 수 있으며 신입 직원들을 위한 원격 가상 교육을 통해 훈련 장소로의 물리적 이동을 줄이고 설비 실습을 위한 실제 설비의 중단 없이 연속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가상 훈련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위험 요소를 사전 발굴하고 제거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생산 시설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스마트 센서 등을 통해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취합해 모니터링 및 시설 레이아웃 최적화를 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
종근당의 메타버스 공장은 실제 공장과 동일한 디지털 트윈 공장을 구축하고 가상공간 아바타를 통해 제조 설비에 원격 접속하고 공정 현황을 조회하며 제조 설비의 원격 접속 및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주요 기업들, 산업 메타버스 선점 위해 투자 박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 선점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협력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환경에서 3D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협업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멘스와 협력해 디지털 트윈 및 시뮬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BMW, 록히드마틴 등과 협력해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시뮬레이션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규모 실시간 AI를 산업 인프라에 적용하기 전 개발 및 검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지멘스의 엑셀러레이터(Xcelerator) 플랫폼은 디지털 트윈, IoT, 클라우드 컴퓨팅, AI, 엣지 컴퓨팅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제조 프로세스 최적화와 운영 효율성 향상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애저(Azure) 기반의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통해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홀로렌즈 2(Hololens 2)와 MS 다이나믹스 365 혼합현실 앱을 통해 현장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몰입형 협업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조, 국방,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메타버스 도입 사례가 창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슈타겐과 협력해 자동차 생산 설비를 가상 공간에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메타버스 제조 혁신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종근당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메타버스 공장을 통해 제조 설비의 원격 접속 및 제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피엔씨솔루션은 국내 최초로 XR 기기 양산에 성공해 XR 기반의 교육훈련 시뮬레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메타버스 기반의 합성훈련환경 시범체계를 육군교육훈련사령부에 구축하고 있다.
산업 메타버스 발전 전망
산업 메타버스는 중장기적으로 초기 투자와 기술 발전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I와 XR 기술의 발전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직원 재교육과 환경적 고려, 협업을 촉진하는 거버넌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에 특화된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은 기술 발전과 AI 융합으로 맞춤형 대량 생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메타버스의 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공 사례 발굴과 확산, 생태계 구축, 플랫폼 개발, AI 융합,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도입 초기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재교육 지원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 다양한 기술 기업 간의 협력을 촉진해 상호 운용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업 메타버스는 향후 제조,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협력해 산업 메타버스의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에 특화된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우 기술 발전과 AI 융합으로 맞춤형 대량 생산 특화 기능들이 요구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제품 설계, 공정 최적화, 운영 효율성 증대 등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메타버스 활용 사례 발굴 및 확산 필요
보고서에서는 정부와 기업은 제조,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공적인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술 성숙도와 조직의 수용도를 고려해 산업 메타버스 도입의 장애를 줄이고 도입 초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재교육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 산업 메타버스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도입 부담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디지털 트윈, XR 등 신기술 도입 지원, 전문 인력 양성,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산업 메타버스 도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메타버스는 XR, AI,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여러 기술이 융합돼 구현되므로 다양한 기술 기업간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기업, 연구기관, 학계간 협력을 촉진하고 각 주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상호 운용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의 구현과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특화된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국가 차원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공장 운영, 설비 유지보수, 공정 최적화 등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가상 교육 및 협업을 통해 신규 인력의 숙련도를 향상시키고 현장 작업자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메타버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AI와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AI는 산업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트윈의 정밀도 향상, 지능형 예측 유지보수, 최적화된 공정 관리와 의사결정 지원 등의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며 산업 메타버스 플랫폼의 진화와 고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 파일럿 프로젝트 운영, 민관 협력 촉진 등 다양한 측면의 지원을 통해 산업 메타버스와 AI의 융합을 촉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산업 메타버스는 제조, 물류,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산학협력을 강화해 실무형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재직자 교육과 연구개발 인력 양성도 지원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산업 메타버스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제조, 물류,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산업 메타버스의 활용은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그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은 협력해 산업 메타버스의 발전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중소기업의 도입 지원과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I, XR,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산업 메타버스의 진화와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산업 메타버스 시장을 구축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크월드뉴스 / 한평훈 기자
원문 : https://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9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