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디지털자산 지갑 '네이버페이월렛'의 활용 윤곽이 잡혔다. 자체 대규모 행사인 단(DAN)24 컨퍼런스에서 참석 티켓을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발행했다. 이를 통해 참석자 수천명을 자연스럽게 네이버페이 앱으로 끌어들였다. 향후 콘서트 티켓, 디지털 창작품 거래까지 활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네이버 본사와 자회사(팀 네이버) 기술과 사업 방향을 공유하는 단24 컨퍼런스가 열렸다. 전년 행사와 가장 달랐던 부분은 티켓이다. 일반 참가자들은 사전 신청 후 티켓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지급 받았다.
현장 체크인 부스에서는 네이버페이월렛으로 수령한 NFT만 제시하면 출입 비표를 받을 수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열리는 '워크샵' 프로그램도 사전 등록자는 NFT를 보여주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티켓 발급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지 않았다. NFT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위조, 변조가 불가능하고 이동 이력을 실시간 트래킹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 없다. 참가자들은 스튜디오 꽃, 치지직 등 각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방문 인증 NFT도 얻을 수 있었다.
네이버는 NFT를 발행하면서 기술 파트너로 해시드와 샤드랩 손을 잡았다. 샤드랩은 싱가포르 소재 해시드 자회사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 활용처 확대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시드는 샤드랩 설립 후 태국 시암상업은행(SCB) 지주사인 SCBX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금융 관련 기업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공교롭게 네이버에서도 금융을 담당하는 네이버파이낸셜(페이)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 협업에서 샤드랩은 네이버에 NFT 에어드롭 API 개발,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배포 등 기술력을 제공했다. 3사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례를 지속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NFT 티켓으로 네이버페이월렛이 칠리즈, 폴리곤 등 여러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보관을 지원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8월 네이버페이월렛 오픈 당시에는 칠리즈 기반 NFT를 '웰컴 기프트' 형태로 지급했고 단24 티켓은 폴리곤 체인 위에서 발행했다.
네이버페이는 추후 NFT 창작물을 거래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오지큐(OGQ)가 파트너사로 참여한다. 오지큐는 네이버, 숲(아프리카TV) 등과 마켓 협업을 계속해 온 기업이다. 네이버에서는 이모티콘, 스티커 등을 거래하고 이를 블로그, 카페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네이버와 오지큐는 '그라폴리오 마켓'이라는 콘텐츠 창작 판매 플랫폼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스티커, 이모티콘 등도 그라폴리오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고 디지털 아트 상품도 판매할 수 있다. 이를 블록체인에 올려 NFT화 해 IP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정당하게 거래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NFT 거래, 티켓 발행 등을 시도한 플랫폼은 많았지만 아직 두각을 드러낸 곳은 없다. NFT 아트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콘서트 티켓도 일회성에 그쳐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업계서는 네이버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면 이번에는 NFT 사업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치지직,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NFT 상품을 판매하고 창작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할 저력이 있다는 평가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NFT와 웹3 기술의 대중화, 상용화는 계속 논의되고 있지만 번번히 실패했었다"며 "방대한 이용자와 콘텐츠를 가진 네이버가 사업 육성 의지를 가지고 움직인다면 성공 사례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벨 / 노윤주 기자
원문 :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411110929101160105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