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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미 대선에 춤추는 CBDC...속도내는 한은과 카드사 위기론
2024.11.04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테스트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카드사가 CBDC 도입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대선 결과를  앞두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CBDC는 세계적인 대세라는 주장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4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은행의 CBDC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토큰 기반 지급·이체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CBDC는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화폐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자,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이에 대응해 중앙은행 차원의 CBDC를 발행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CBDC를 통해 화폐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라며 “특히 국경 간 거래에서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8일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등과 공동으로 CBDC를 활용해 국가간 지급·결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지난 4월부터 BIS와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 등 5개 기축통화국을 비롯한 7개국 중앙은행 등과 손잡고 ‘아고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은행 예금과 중앙은행 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가 간 지급결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국내외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도입 움직임에 카드사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소매결제 시장에도 CBDC가 도입될 것”이라며 “시스템은 개인의 거래결제 과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지만, 카드사·결제대행사(PG)를 생략해 해당 산업 수익구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재무부에선 달러의 중앙집중화를 목표로 CBDC 모델 개발에 참전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CBDC에 반대하며 암호화폐의 탈중앙화를 외치는 중”이라며 “이는 미국의 CBDC에 대한 방향성, 그리고 한은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 대선 결과가 세계적인 CBDC 도입 흐름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초에 미국은 달러 시스템 붕괴를 우려해 CBDC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CBDC가 금융 포용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미 재무부도 해당 정책을 밀고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교수는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와 정부 정책이 독립적인 성향을 띠기에 우리도 이런 이슈에 지나치게 반응하기보다는 CBDC를 점진적인 흐름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의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데이터 관련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을 이끌어나가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메가경제 / 노규호 기자

원문 : https://www.megaeconomy.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8383176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