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닫기 닫기

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티메프’ 사태와 블록체인 [헬로, 블록체인]
2024.08.11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여행상품이나 상품권 등 선불 결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보았는데, 이는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의 부실이 표면 위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태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자상거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했다. 전자상거래 회사의 입점 업체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 기한을 40일 이내로 제한하고, 판매대금의 예치와 별도 관리를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이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후의 사후약방문에 불과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티몬·위메프 사태는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머지포인트는 2018년 음식점과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 할인 전자화폐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사용자들은 상품권을 구매하면 더 많은 머지 머니를 충전받는 식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서비스에 몰렸다. 그러나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은 돌연 서비스를 축소하였고, 결국 수많은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었다. 돌려막기식 사업 방식이 근본적인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와 유사하다.

 

선불결제를 구실로 한 돌려막기 사업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근간에는 불안전한 인터넷 결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현행 인터넷 상거래는 복잡한 결제 구조와 지연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개자를 중심으로 한 신뢰 기반의 시스템이다. 이는 소비자가 물건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더라도 대금이 판매자에게 즉시 지급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여러 중개업자와 결제 회사를 거쳐야만 상거래가 완료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거래 비용이 증가한다.

 

기존의 인터넷 결제 시스템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직접적인 자금 거래가 어렵다. 모든 거래는 중개자의 신뢰에 의존해야만 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중개자가 돌려막기 등의 부정행위를 할 경우,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부실 문제를 넘어, 현재의 인터넷 결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으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도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직접적인 자금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는 중개자가 필요 없으며 모든 거래가 실시간으로 처리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좀 더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한다. 더욱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재조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더는 소비자들이 불안한 결제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힘써야 한다.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한겨레신문 / 김기만 (전 코인데스크코리아 부편집장)

원문 :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532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