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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디지털자산 영역에서도 패권을 움켜지기 위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위한 핵심 공약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미국이 CBDC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들이 최근까지 진행해 온 CBDC 관련 프로젝트가 암초를 만났습니다.
지난 14일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의 CBDC 입장 변화와 주요국의 CBDC 현황'이란 분석브리프를 내놨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국익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CBDC 발행을 금지할 것을 밝히면서 관련한 국제 정세를 분석한 것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보영 선임연구원은 "이전 바이든 정부에서 민간 디지털자산 시장의 급성장이 미국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추진했던 기존 CBDC 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최근까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BIS와 기관용 CBDC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CBDC 입장 변화에 따라
실제 CBDC 관련 프로젝트가 지연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고 분석했습니다.
CBDC란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를 디지털 공간 즉,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공식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같은 '진보'가 미국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대신 스테이블코인(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화폐)이나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이라는 강력한 신뢰성을 지닌 기관이 CBDC 발행을 본격화할 경우 비트코인이 한순간에 폭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러브콜'을 보낸 것입니다. 지난해 7월 대선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지구상의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 가상화폐 연례 행사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는 바이든 정부와 국제결제은행(BIS) 등과 함께 CBDC 도입을 추진해 온 국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BIS는 물론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허브를 표방하는 국가들은 모두 CBDC 관련 프로젝트에 '진심'을 보여왔습니다. 발권력을 무기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와 물가 안정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CBDC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CBDC를 도입했습니다. 이미 25개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실험 중이며, 공공 서비스 결제에도 사용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도 CBDC를 활용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 연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실시간 결제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죠. 홍콩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CBDC와 토큰화된 자산(가치가 디지털로 변환된 자산)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연계해 디지털 위안화 결제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국들도 CBDC 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였습니다. BIS가 추진한 아고라 프로젝트엔 5개 기축통화국(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이 참여했습니다. 한국과 멕시코 중앙은행과 민간 기업도 공동 참여했습니다. 아고라 프로젝트 참여국들은 토큰화된 기관용 CBDC를 사용해 국가간 지급결제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미국이 빠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미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미국이 못할 것도 없습니다.
파이낸셜뉴스 / 박문수 기자
원문: https://www.fnnews.com/news/202502191804048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