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4일 서울 장충동의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내 대표 블록체인 컨퍼런스인 ‘업비트 D 컨퍼런스(Upbit D Conference·UDC)’에서는 글로벌 블록체인 선구자인 분산형AI협회(DAIS) 협회장 마이클 케이시(Michael Casey)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 간 키노트 대담이 진행됐다. 두 전문가의 대담에서는 탈중앙화와 데이터 소유권 분산의 핵심 대안으로 블록체인과 AI의 융합이 강조됐다.
2024년은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산업의 큰 이정표가 된 해라고 업비트는 평가한다. 국내에서는 7월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했고, 해외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제 블록체인은 기술적 도구를 넘어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며 일상과 비즈니스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블록체인은 중앙시스템의 신뢰 문제 극복할 혁신
케이시 협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과거 경험에 비춰 변화의 흐름을 조명했다.
그는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마운트곡스 사태에서 모두 제도에 대한 신뢰 문제가 나타났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거버넌스, 시스템 등에서 하락한 신뢰에 대한 대안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버블은 혁신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케이시 협회장은 “버블은 투기를 낳고 그렇게 쌓인 자본은 혁신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00년대 닷컴 버블은 구글과 메타를 등장하게 했고, 이후 오픈소스 코드가 제공됐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혁신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오픈소스로 카르다노, 솔라나, 더 나아가 레이어2까지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됐고 NFT 붐까지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후 비트코인이 폭락할 때마다 자금이 유입됐고 전세계적으로 혁신적인 규제가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케이시 협회장은 중앙시스템에 대한 의존성을 낮출 도구로 AI를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주권을 갖고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거대 플랫폼에 굴복할 것인가”라고 화두를 던지며 데이터 주권을 역설했다.
◇ 웹3.0 채택을 위한 과제는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이 대표는 케이시 협회장에게 고도로 중앙화된 인터넷 시스템의 위험성과 웹3.0 채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케이시 협회장은 “메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 독점과 프라이버시 이슈가 있지만 사용자들은 알면서도 편리함 때문에 서비스를 계속 이용한다”며 “웹3.0 채택은 데이터 건전성, 프라이버시 등 윤리적 이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있고 몰입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웹3.0과 AI의 역할에 대한 논의에서 이 대표는 “웹3.0의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이 아직 복잡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와 웹 사이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AI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케이시 협회장은 “블록체인과 AI를 구분해 생각하는 것은 웹2.0식 사고”라며 “웹3.0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연산능력에 대해 소유권을 분산하는 것으로, AI가 처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추적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 맹준호 기자
원문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GXIR3K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