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있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CES)도 당연히 가봐야죠. 금융 비즈니스에 도입할 직접적인 테크를 찾기보다 고객 경험의 연결 트렌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기술 혁신은 BNK금융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단 한 순간도 멈추지 말아야 할 과제입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혁신 전도사’로 통한다. 지역 금융사로서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도 혁신은 멈추지 않는 숨쉬기 같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빈 회장은 금융업에서 테크의 역할은 ‘연결성’이라고 보고 있다. 단순히 자회사 간 연결을 넘어 금융과 지역사회 연결을 통해 통합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모든 영업 채널들이 함께 연결돼 최상의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가 생각하는 연결이자 BNK금융 디지털 혁신의 핵심이다.
이런 측면에서 빈 회장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부산시민플랫폼’이다. 부산시민플랫폼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앱으로 지역화폐인 ‘부산 동백전’ 활용은 물론 각종 지역 행정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산시는 올 5월부터 동백전 앱에서 △디지털 시민증 △정책 자금 신청 △15분 도시 생활권 맵 등의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백전 운영 대행사인 부산은행과 협력해 동백전 고도화 1단계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빈 회장은 “부산시민플랫폼은 부산시의 행정·금융 등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부서가 있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플랫폼 내에서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도입해 부산 지역 축제와 연계한 입장권 판매, 예약 서비스,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 포인트 지급 등 비은행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빈 회장의 또 다른 혁신은 바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지역 금융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인 것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은행업 본인가 획득이 예상되는 카자흐스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올 10월에는 현지를 직접 방문해 은행업 전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 소통하기도 했다. BNK금융은 은행업 본인가 취득을 위해 은행 업무 전문 인력 중심의 현지 추진팀과 지주 및 계열사 담당 임직원이 참여하는 지원팀으로 투 트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상태다. 빈 회장은 카자흐스탄 사업에도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현지 중소기업들을 위해 100% 비대면 대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 현지 은행들 중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지 금융 산업 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도입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빈 회장은 ‘디지털 중심의 미래형 영업점’ 전환에도 착수했다. 새 영업점은 디지털과 대면 경험의 균형 잡힌 조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빈 회장은 귀띔했다. 그는 “새로운 형태의 영업점에는 ‘현금’과 ‘창구’ 두 가지가 없을 것”이라며 “영업점 내 직원은 상담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고 직원이 현금을 만지는 등 손님을 대리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점에 고객들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카페, 놀이터, 휴식 공간, 놀이방 등 지역 주민의 ‘사랑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꾸미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빈 회장은 이 같은 혁신을 위해서는 AI 기술과의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을 금융 산업에 도입함으로써 현재 경쟁력과 함께 미래 경쟁력도 높여갈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윤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BNK금융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그룹 차원의 AI 거버넌스 체계도 조만간 마련하겠습니다.”
서울경제 / 박지수 기자
원문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GX34BFWE